태풍이 지난 간 뒤 우리는 무너진 벽도 더 견고히 쌓고, 유리창도 더 튼튼히 고정하면서 다음 태풍에 더 잘 대비하게 되지 않던가.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한 번 시련에 흔들려 본 사람은 이후 더 큰 시련이 찾아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마음의 내성과 근력을 갖추게 된다.
“꼿꼿하게 버티는 사람보다 유연하게 흔들리는 사람이 더 강하다”
인생의 풍랑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태도
우리는 해를 거듭할수록 불행의 가능성이 커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급변하는 세상은 개인의 소박한 여유마저 빼앗아 가고, 그렇게 스스로를 돌볼 여유를 잃은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피폐해져 간다. 그런 우리에게 간절히 필요한 것이 바로 내공 있는 심리학자의 인생 조언이다. 이 책에는 평생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고, 그 연구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며 성장해 온 심리학자의 진솔한 조언이 담겨 있다.
저자 김정호 교수는 책 속에서 명확하고 명쾌한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가 삶의 시련으로부터 진정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저항해서도, 피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시련에 구부러지기도 하고, 휘어지기도 하며 삶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때그때 닥쳐오는 시련에 흔들리며 삶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흔들리되 부러지지 않는 마음을 만들 수 있는가? 그 방법이 이 책 속에 모두 담겨 있다.
심리학은 분명 삶을 헤쳐나가는 데 유용하지만, 딱딱한 이론만 나열해서는 일상에 적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저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소탈한 일상의 경험 속에 마음을 다스리는 핵심 기법을 녹여냈다. 부담 없이 가볍게 읽으며 때로는 ‘맞아, 나도 그랬지’ 하며 웃음 짓고, 때로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위로에 참지 말고 눈물 흘려 보자. 늘 어딘가 먹먹했던 당신의 마음도 어느새 그늘진 자리 없이 맑게 갤 것이다.
흔들릴수록 강해지고, 버틸수록 연약해진다!
바람 거친 절벽에서도 뿌리내려 자라는 소나무는 그 강인함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소나무의 모양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곧게 자란 나무보다 가로 세로로 구불구불한 모양이 훨씬 많다. 부러지지 않기 위해 자신이 뿌리내린 곳의 바람결에 따라 줄기의 방향을 바꾸기 때문이다. 그래서 곧게만 자라는 여느 나무와 다르게, 소나무는 그 어떤 척박한 환경에서도 가지를 뻗어 넓게 자랄 수 있다고 한다.
소나무는 한두 번 상처 입었다고 해서 성장을 포기하지 않는다. 바람의 방향에 자신을 적응시키며 역경을 받아들이고, 제 나름의 기개로 자신만의 독특한 모양을 만들어 나간다. 저자는 이 책 속에 소나무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일상의 경험에 녹여 쉽게 풀어놓았다. 저자의 생각을 당신의 마음에 하나씩 아로새기다 보면, 당신 역시 그 어떤 환경에서도 강인하게 자라는 소나무 같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실수는 반드시 어제의 실수보다 낫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놓고, 우리는 똑같은 실수를 수도 없이 되풀이한다. 사람들에게 화를 내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해 놓고 누군가 잘못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면 자신도 모르게 다시 욱하기도 하고,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지 말아야지 결심해 놓고, 어디선가 나에 대한 소문이 들려오면 귀를 쫑긋 세우고 마음이 심란해진다. 하지만 그런 나를 너무 나무랄 필요는 없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닥쳤을 때 화를 내고 긴장하게 되는 것은 사람의 본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런 나를 되돌아보며 반성하고, 다시 또 잘해야겠다고 다짐한다면 그 자체가 발전이며, 그런 자신을 칭찬해 주어도 좋다.
성장이란 그런 것이다. 단번에 다른 사람으로 뒤바뀌는 것이 아니라, 하루에 손톱만큼씩 깨닫고 자라며 나라는 인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사소한 변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책에 담긴 마음 수련법을 꾸준히 실천해 보자. 1년 뒤, 10년 뒤의 삶이 완전히 달라진다.
나를 가장 괴롭게 하는 건 나 자신이다!
삶이 힘들 때, 우리는 쉽게 환경을 탓하고 타인을 탓한다. 그런데 정말 모든 스트레스는 바깥의 환경이 만들어 낸 것일까? 저자는 사실 인생에서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라고 말한다. 무더운 여름, 높은 기온과 습도가 우리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정말 날씨만이 그 원인일까? 더위를 더 짜증스럽게 만드는 것은 투덜대고 인상 찌푸리는 나 자신이다.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가 악화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의 무신경한 말과 행동만 탓할 것이 아니라, 그에게 지나치게 많은 것을 기대한 나 자신의 마음도 들여다보아야 한다. 처한 상황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자신을 제삼자의 눈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몰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멀어져 내 마음과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진정한 해결책이 보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안내한다. 저자의 안내에 따라 아주 작지만 꾸준한 변화를 꾀하다 보면, 어느새 그 어떤 시련도 가볍게 흘려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책의 구절 중 하나가 다리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흔들린다는 것이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흔들린다. 정말 멋진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라는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저자 김정호는 심리학박사학위를 취득한 심리학자인데 이 책은 심리학의 지식뿐 아니라 저자가 직접 겪은 일과 살아온 경험담들을 토대로 어떻게 삶을 봐라 보는 게 좋을지 편안한 마음으로 길을 안내해 주는 책인 것 같다.
책을 펼쳐 목차만 보더라도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나 자신을 사랑하며 바꿀 수 없는 것을 애써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고 고통과 고난이 오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시련에 흔들릴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고 조언해 주며 마지막으로 우리는 지구에 잠시 머물러 온 손님이니 흐르는 데로 가볍게 살라고 해준다. 목차만 읽어도 위로가 되는 마법 같은 책이다.
특히 걱정을 없애려면 생각을 멈춰야 한다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걱정을 너무 많이 해서 별명이 걱정요정이다. 하루도 걱정을 안 하는 날이 없다. 일어나서 오늘 날씨가 맑으면 더울까 걱정, 비가 오면 빗길에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 오늘 아이가 친구와 다투면 다퉈서 걱정, 사이가 좋으면 내일은 사이가 안 좋으면 어쩌지라는 걱정, 키가 안 클까 봐 걱정, 설거지를 하면서 세제가 남아있을까 걱정 (깨끗이 하면 되는데 그냥 걱정만 하며 대충함) , 나중에 나이 들어서 아플까 봐 걱정, 돈이 없을까 봐 걱정... 걱정요정은 이 글을 쓰면서도 내가 지금 서평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는지, 작가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글을 쓰는 게 맞는지 걱정한다. 생각이 너무 많다는 거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는 사실 내가 만드는 것이고 내가 조절할 수 있다. 이 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다. 태풍이 오는 것도, 나이가 드는 것도, 소풍날 비가 오는 것도, 매일 환율이 변화하는 것도, 내가 조절하고 해결할 수 없는 일이 너무 많은데 그럼에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을 스트레스로 만들어 나 스스로를 갈아먹고 힘들게 만든다. 저자의 말처럼 비워내고 생각이 가벼워지면 되는데 그게 참 어렵다.
마음을 비워내고 지금 보다 조금 더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나를 흔드는 많은 스트레스와 고난, 역경이 나를 사정없이 흔들더라도.. 그래도 괜찮다고. 그렇게 흔들릴 줄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다고, 오늘도 나는 부러지지 않기 위해 흔들리지만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는 위로의 문장들이 가득했던 책이다. 힘들 때마다 꺼내어 읽고 싶다.